길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길은 시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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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포토 에세이) 홍천 구목령

오지하이에나 2017. 3. 20. 07:59





골 깊은 계곡에서 흘러온 물살은

맑다 못해 시퍼렇고 

원시의 생명을

살아 숨 쉬게 한다.

 

누군가에게 계곡은

무더위를 식혀주는 여름날의 풍경이지만,

 

이곳의

원주민들에게는

삶을 이어가는 젖줄이요

생명수와도 같다.

 

산 높고, 골 깊어

수 많은 계곡을 품에 안은

강원도 홍천.

 

구목령

깊은 골짜기 안에는

청량하게 흘러내리는

옥빛물살과 계곡,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원시림의 숲으로

 

쉽게

문명이 침범 할 수 없어,

 

전혀 때 묻지 않은

계곡의 물줄기는 흥정계곡의

너른 품을 만나

 

숨을 고르며 흘러간다.
 

 

 

(흥정계곡으로 오르는 길 ..)
 

여름에 찾아 갈 수 있는 곳은

 늘 한정되어 있다.

 

어쩌면

한정된 것이 아니라

더운 기운을 벗어나고 싶어, 차갑고 시원한 곳을 찾아가려는

본능이 있어,

깊은 계곡이나 숲을 찾는다.
 

큰 산이 있어

물이 마르지 않고

아주 깊은 산중에 숨어있는 곳,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덕분에 일상은 졔쳐두고,

오롯이

자연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강원도 홍천 구목령 계곡이다.

 

아직도

일반인들 한테는

알려지지 않은  깊은 오지계곡으로,

 

오늘도

서로 다른 지역에서

다른 일을 하며 살아 온,

 

시간과 생활의 큰 차이 속에서도

자연을 좋아하는 마음 만큼은

꼭 닮아있는

우리들이 만났다.

 

 

 

 

 

 

 

 

 

 


 

열기가 더한 도로를 지나 임도길에 이르면,

숲 속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전나무숲에 다다른다.

 

도로에서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주르륵 흘러내렸던 땀이

숲 속에 들어서니,

 

싸늘해 질 정도로 시원하다.

 

 

 

 

 

 

 

 

 

 

 

 

공기는 맑고, 청하하며

숲은 빛났다.

 

곳 곳에서 피어나고 있는 

이 풀냄새,

 

꽃냄새 마음까지

환하게 물들이는 이 향기는

계절이 깊어 갈 수록  더욱 진해 질 터다.

 

 

 

 

 

 

 

 


 


이 곳,

구목령 임도의 매력 중 하나는

숲이 허리를 숙인 자리마다  여지없이 파고드는

골짜기의  짙고 푸른고요와

마주하는 것이다.

 

 

 

 

 

 

 

 

 

 

 

 

물길과 산길

그리고 계곡길을 따라 이어지는

구목령 임도는

 

홍천의 자연을 가장 가까히,

그리고

가장 제대로 만끽 할 수 있는

옛 길이다.

 

 

 

 

 

 

 

 

 

 

 

 


 

여 기,

구목령(해발 948m)은

많은 오지 트레커들에게는

로망의 구간이다.

 

그 이유는

이곳이 강원도 속의

오지 중에 오지로,

 

아직도

일반인들 한테 알려지지 않았고,

 

접근이 수월치 않아

천혜의 원시림과 풍부한 수량,

아름다운 계곡 등

 

우리나라에선 보기드문  밀림지대로 

여름의

진녹색 숲도 예쁘지만,

 

 특히 

계곡 사이로 흐르는 가을 단풍은

화려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인적을 찾아볼 수 조차 없는

두메산골에 다다르니

 

홀로 자리한

비닐하우스로 지은집 한 채,

 

알고보니

종편채널 mbn 

'나는 자연인 이다'

출연 경력이 있다는 자연인,

 

배종철(71)씨가 사는 곳 였다.

 

7년 전,

만성폐쇄성 폐질환 말기로

시한부 3개월을 선고 받았던 상태에서

 

피톤치드 농도가 높은

이곳에 들어와 살며,

7년째 기적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분이다.

 

 

 

 

 

 

 

 

 

 

 


 

 

 

 

 

 

 

 

 

 

 

 

 


 

 

 

 

 

 

 

 

 

 

 

 

 

 

 

 

 

 

 

 

 

 

 

 

 

 

 

 

 

 

근처를 지나는 약초꾼을 만났다.

 

" 동네 사람들도 이곳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

이곳이 있는 줄도 모른다고 .."

 

" 여기는 찾는 사람만 알려줘, 내가 .."

 

 

 

 

 

 

 

 

 

 

 

 

 

 

 

 

시원함은 늘 열려 있으나,

 

몸으로 땀으로  찾는 자에게

그 길을 알려주고

일깨워 준다.

 

 

 

 

 

 

 

 

 

 

 

 


 

 


 

물길은 크고 작은 계곡을 이루다

가파른 바위 절벽을 만나

숨은 비경을 만들고,

 

눈길 돌리는 곳 마다 순수한 생명이 살아간다

 

 

 

 

 

 

 

 

 

 

 

 



 

 

 

 

 

 

 

 

 

 

 

 

 

 

 

 

 

바로 아래

흥정계곡만 해도

35~36도를 오르 내리는 불볕 무더위 인데,

 

여기

계곡 만 들어서면,

 

16~19도로

온도차이가 무려 20도 가까히

차이가 난다.

 

 

 

 

 

 

 

 

 

 

 


 

 

 

 

 

 

 

 

 

 

 

 

 

 


 


 

 

세상에 흩어진 모든 초록이

과거에는 마치

이 한 지점에 모여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무한한 숲 속에서

한참 동안

온 사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하이에나가

시원한 계곡 속으로 발을 들이밀다

순간 

뛰쳐 나온다.

 

계곡에는 오슬오슬한

바람이 불어와 온 몸을 감싸고,

 

물에 담근 발이 시려 오더니

몸에 한기가 돈다.

 

여름의 무더위는 어느새 물로 씻긴 듯

사라진 느낌이다.

 

 

 

 

 

 

 

 

 

 

 


 

 

 

 

 

 

 

 

 

 

 

 


 

 

 

 

여행자들 역시

어느 오래된 산수화 속에 들어 온 듯,

천천히 찰라의

모든 풍경을 탐미한다.

 

 

 

 

 

 

 

 

 

 

 

 

 


 

 

 

 

 

 

 

 

 

 

 


 

 

 

 

 

 

 

 

 

 

 

 


 

 

 

 

 

 

 

 

 

 

 

 

 

 

 


 


 

 

 

 

 

 

 

 

 


 

 



 

 

 

 

 

 

 

 

 

 

 

 

 

 

 

 

 

 

 

 

 

 

 

 

 

 

 

 


 

 

 

 

이 곳에 도착하면서

궁금한 건,

 

어떻게 정상부에

이렇게 넓은 냇가가 있고

냇물이 흐르는지,

 

이곳에서 만 

2박3일을 보냈는데,

 

밤이면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내리는 데도

 

여기

냇가에 흐르는 수량은 

항상  일정하다는 점이다.

 

자연의 신비라는게 ..

 

 

 

 

 

 

 

 

 

 

 

 

 

 


 

 

 

 

 

 

 

 

 

 

 

 

 

 


 

 

 

 

'나는 7월이 좋습니다'

 

시작인 자리에서

무언가에 어리숙할 일도 없고,

산들거리는 봄바람에 외로워할 필요도 없고,

 

한 해를 마치며 무언가를

아쉬워 하거나 후회할 일도 없으니까요.

 

힘겨운 오랜 과정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온 매미의

사랑찾는 즐거운 노래에 힘이나는

7월이 좋습니다.

 

뜨거운 열기만큼

나의 열정도 뜨겁게 달아오르는

7월이 좋습니다.

 

내 마음속의 

미움, 아픔, 시련들을

장맛비에 함께 시원하게 쓸어버릴수 있는

7월이 좋습니다.

 

나는 7월이 좋습니다.

 

그 좋은

7월이 가고 있습니다.

 

 

- 7월의 마지막 날에, 구목령에서 .. -

 

 

 

 

 

 

 

 

 

 

 

 

 


 

 

 

 

 

 

 

 

 

 

 

 

 

 

 

 

 

 

 

 

 

 

 

 

 

 

 

 

 

 

 


 

 

 

 

 

 

 

 

 

 

 

 

 

 

 

 

 

 


 

새벽 녘,

 산 중 호수엔
밤새 산새가 그려 놓고 간 발자국이 

이슬에 젖어 있다.

 

나는 그 발자국 소리를 밟으며
싸늘한  조약돌을 주워,
손바닥 위에 

놓아 본다.

 

 

 

 

 

 

 

 

 

 

 

 

 

 

 


 

적막한 호숫가에

언뜻언뜻 비치는 새벽 하늘은

누구의 얼굴일까,

 

서늘한 여름 호수.

호수 위를 스치는 고요한 향기는

누구의 입김이며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초록 잎사귀는

 

또 누구의 발자취일까.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지고

상쾌한 공기에

숨을 깊게 들이 마시게 되는 곳,

 

언제 찾아와도

환한 미소로 우리를 반겨주는 산과 자연은

우리내 삶에

든든한 동반자다.

 

지저귀는 산새와 풀벌레들 ..

 

그리고  

산과 자연에서 같은 길을 걸어가며 살아가고 있는

수 많은 동반자들 ..

 

잘 사는게 어떤건진

잘 모르겠지만,

행복하게 사는것은 어떤건진

알것도 같다.

 

딱 오늘처럼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손잡고

같은 길을 걷다가 

고운풍경 있으면 함께 앉아 나누는 것,

 

그렇게 한 평생

 산책하듯 살아간다면

참 좋지 않을까,

 

 

 

- '16. 7. 29 ~ 31일(2박3일)  강원도 홍천, 오지여행길에서 .. -

 

 

 

 

 

출    처 : 임재영의 유랑화첩

 

 

  




 

출처 : 오지여행*奧地旅行
글쓴이 : 임재영 원글보기
메모 : 2016년 겁나게 뜨겁던 여름날 더위를 피해 피난을 갔던 평창 어느골짜기 일박이일의 기록 오지여행의 임재영님이 쓰신 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