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길은 시작되고

오지캠핑

[오지캠핑] 홍천골 오지에서 눈과 함께한 캠핑과 임도 투어

오지하이에나 2021. 2. 3. 10:37

올 겨울은 지난해 보다 자주 눈을 볼수가 있어 좋다

눈에서 즐기는 설원 캠핑은 우중캠핑보다

많은 즐거움과 감성 그리고 이벤트를 기대할수 있어

눈이 오면 무작정 차를 몰고 눈 많은 곳으로 향한다

강원도 홍천의 서석면으로 가는 지방도 터널을 지나면

회양목을 심어 글씨로 만든 서석면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목적지로 향하는 입구

아침 열시가 되었는데도 사람발자국 하나 차바퀴 발자국 하나가 안보인다

이렇듯 겨울은 대지를 얼리고

시골 마을을 동면에 들게하는 반면

눈을 좋아하는 나를 깨어나게 만든다

 

눈쌓인 시골은 언제나 고향같이 느껴진다

 

임도길 입구에 있는 작은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하면 대규모로 조림한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많이 떠올리지만

가끔 임도를 달리다 보면 군데 군데 작게 조림해 놓은 자작나무 숲도 아름답게 보인다

조금더 올라가니 눈이 제법쌓여 있고 계속해서 내릴 태세다

4년전 이맘때 이곳을 왔을 때의 기억이

눈도 이만큼 있었는데 체인 없이 올라가다가 고생한 생각에

입구부터 체인을 장착하고 올라간다

 

 

역시 시작되는 시맨트 포장의 눈길

체인을 치기를 잘했다는 생각

4년전에 비헤 그리 변한것이 없는듯 하다

나무도 그대로고

 

눈에 보이는 모두가 한폭의 그림이다

그냥 조용한 산

나무

그리고 하얀눈과 가끔씩 들리는 새들의 소리

자동차의 엔진 소리가 미안할 지경이다

 

 

 

생각보다 눈이 많지 않아 이번엔 정상까지 올라와 본다

10평도 안되는 산 정상

임도를 공사하면서 누군가가 자리를 평평하게 만들고 멋진 소나무 한그루도 심어 놓았다

아마도 우리회사 직원일거다

 

 

더이상 임도가 없는 산 정상에 텐트를 치고 작은 동산 위에 올라본다

주변은 온통 안개로 쌓이고  

 

최고의 명당에 자리를 잡았다

낮은 언덕이 바람도 막아주고 눈으로 보이는 경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잠시 추운것도 잊은채 멍하니 산을 내려다 본다

서울에서의 생각과 모든 것은 잊혀진 채로 

 

 

 

 

오후가 되니 서서히 구름이 물러가고

파란 하늘이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멀리 흥정산이 보이고

 

날이 개이기 시작한다

산은 절대 한번에 많은 것을 내어주지 않는다

욕심 부리지 않고 자연과 함께하는 순응을 한번 더 생각한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흥정산 정상에 붉은 노을이 걸린다

 

 

 

날씨는 춥고 볼짝은 따갑지만

하얀 눈이 덥힌 대지위에 이글거리는 석양이 얼마나 뜨겁던지 난로 없이도 밤을 보낼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눈 덥힌 대지를 뒤로하고 떠나가는 것이 아쉬웠는지 석양은 오랜동안 노을을 보내주고 있었다 

 

 

 

 

석양이지고 시원한 이슬이 한잔에 또 오늘밤을 추억하며 잠시 시간을 보낸후 나와보니

불발령 위로 방태산을 지난 둥근 달이 흥정산에 와 걸린다 

 

 

 

 

 

다음날 아침

어제와 또 다른 분위기가 눈을 즐겁게 한다

맑은 공기와 눈앞에 펼처진 눈덥힌 대지를 바라보는 이 순간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바람 한점 없는 산 정상에서 받는 아침 햇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어도 힐링이 된다

다시 일상으로 돌가기 위해 길을 나서야 한다는 작은 걱정은 잊어버린채로~

어제밤 혹시나 산짐승들이 몰려 올까 일부러 켜 놓고 잔 가로등

밤새 열일을 하고 맑은 하늘과 마주 보고 있다

 

 

 

 

 

 

아니 온듯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출발한다

 

 

 

여기까지 온김에 한군데 더 돌아보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눈길을 달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산은

특별히 볼것이 있어 좋은것이 아니라

그냥 서있는 나무 하나 하나가 아름답고

산 능선이 아름답고

볼에 스치는 상쾌한 바람이 좋다 

 

 

 

 

 

 

 

 

 

 

멀리 홍천 내면 자운리가 내려다 보인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간다

왔던길은 경험상 아는 길이기에

처음 가는 길보다는 맘이 푸근하다

인생 또한 한번 살아 본 인생이라면 이정표라도 있을 터인데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 ~~~~~

 

 

 

 

 

흥정계곡으로 내려오는 길

지금까지 계속해서 막혀 있던 곳이 수렵허가가 나서 일시적으로 개방을 했단고 한다

 

 

 

길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만나기 위한 출구를 찾는 것이다

 

이렇게

2021년의 겨울여행은 마무리 되고

내연에도 그리고 또 다음 해에도 눈을 오고

나의 겨울 여행을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