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길은 시작되고

오지여행

[오지여행] 우리나라 최고의 오지를 찾아서

오지하이에나 2012. 5. 29. 11:28

2박3일 연휴이기는 하나 어머님 생신이라

시골집에 내려가기로 하고 아

무런 일정을 잡지 않았는데 가만두질 않는다

엑텬님은 덕적도 간다고 목요일 밤에 들어갔다가 바람맞고 못들어가고

자두는 갈때 없냐고 쪽지가 온다

그래서

고향인 횡성근처 계곡 아무데나 갈데 없을까 하는 생각에 안흥으로 오라고 하고 연휴 첫날 일찍

출발해서 고향집으로 향한다

너무 일찍 출발해서 아이들 밥을 못먹었기에 중간에 식당에 들려 식사를 마치고

마당에 있는 꽃이 이뻐 찍어 본다

 

 

진원군

 

 

 

 

시골집에 도착하니 언제나 큰형님 어머님과 함께 시골집을 지키는

진돌이가 반겨 준다

 

 

오후 세시가 넘어서야

아침가리님과 차카게 용달맨이 도착하여 시골집에서 커피한잔 하고

야영지를 찾아 안흥에서 영월 수주면 운학리로 들어가고

엑티언님은 한시에 하남에서 출발했다는데 네시인데도 양평이란다

가물이 들어 계곡은 다 말라 버리고

운학리 아랫마을까지 갔는데 물이 별로 없다

올만에 따라 나선 서연이

 

 

 

그런데 야영지를 정하기도 전에 다급한 목소리로

차카게로부터 연락이 온다 차가 퍼졌단다

순간 뇌리를 스치는건!

어딜가나 싸용차가 항상 말썽이다

보험회사 견인서비스를 요청하니 제천에서 온단다 헐~

안흥에서 카센터를 하는 시골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설명

어부바해서 가지고 오란다

 

 

 

 

견인차가 오기를 기다리며

해는 넘어가고 야영지를 못잡아 속이 타들어 간다

 

 

 

용달이와 함께 오신 용달이 어머님

무릎이 좋지 않으셔서 고생이 많으셨다

어머님을 모시고 댕기는 용달이의 효심에 박수를 보낸다

 

 

 

영남방 정모에서는 스콜님이 어부바를 하셨다고 글을 올리고

번개도 아닌 성경 모임에서는 차카게가 어부바를 하고 난리도 아니다

 

 

 

차를 카센터로 보내고 자리를 잡고

다시 안흥으로 넘어가 엑티언님과 차카게를 타우고 영월 운학으로 넘어와

언제나 그렇듯 구라의 향연을 펼친다

낼일 아침이 어머님 생신이라

아무런 준비도 없이 참석했던 나는 진원이와 서연이 그리고

지민군과 세연이를 데리고 고향집에서 자고

 

 

 

어머님 생신을 축하해 드린다

 

 

 

아침을 먹고 가족들은 어머님과

영월 법흥사 구경을 가시고

우리는 다시 안흥을 지나 월현 천문인마을을 가로질러 야영지로 향한다

천문인 마을에 있던 옛집이 무너져 내렸다

사람이 살지 않으면 집이 무너지는 이유는 뭘까

 

 

 

야영장에 가니 난민촌이 따로 없다

하루 종일 먹고 놀고

 

 

 

이렇게 날씨가 좋았는데

오후에는 갑자기 번개와 돌풍으로 추위에 떨고

날이 개는가 싶더니 준혁이가 갑자기 토하고 몸이 않좋은듯하여

결국 저녁에 자두가 준혁이를 태우고 원주 병원으로 향하고

아침가리님은 여기서 용달이와 함께 철수

 

 

 

오후에 밀화불이 형님이 참석하셔서 하룻밤 함께 하시고

다음날 아침 철수를 하려다가 평창에 꼭 가보고 싶던 오지가 있어서

가보기로 하고 아침일찍 철수 준비

근런데 자두는 뭐하는 걸까?

폴때 하나 뽑고 팔뚝 잘랑질? 이건 진원이가 찍은 사진임 ㅎㅎ

 

 

 

오랫만에 뵌 밀화불이 형님

 

 

 

이쁜 딸 서연이

 

 

 

영월 수주면 운학에서 횡성 안흥 상안리로 넘어온다

 

 

 

 

 

 

 

 

이곳부터는 지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한다

이유는 이곳에 살고 계시는 분이 알려 지기를 원치 않으시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가는 이곳은 얼마전 위성지도를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깊은 산속에 딸랑 집한채 고개 정상에 서있는 차한대가 보이고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자동차 길인지 사람만 다니는 길인지 구분이 안갔다

 

 

 

고갯마루에 다 올라왔는데 마침 차 주인이 앉아 게시고

인사를 드리니 그 집에 살고 계시는 노부부였다

 

 

 

차를 돌리곳이 없어 후발대는 차 한대에 모두타고 올라 오라하고

 

 

 

 

 

 

 

그곳에 살고 계시는 노 부부와 함께 걷기시작한다

아마도 삼십분은 걸릴것이라 하신다

걸어서 가는 오지여행은 이번이 두번째 어라연쪽에 갔을때가 처음

엄청 경사진 길을 내려가 계곡에 도착하여 또 하나의 능선을 넘어야만 갈수 있는 곳

 

 

 

 

 

앞에서 아주머니가 길을 안내한다

나는 아주머니의 배낭을 메고

 

 

 

아저씨는 밭에심을 고추모종을 지게에 지고 가신다

 

 

 

어른이 지게를 지고 힘들게 오시는데

떨래 떨래 걸러오는 저 청년은 누구? 자두!

 

 

 

결국 잠시 쉬는 시간에 외압에 못이겨 자두가 지게를

지고 일어난다

자두는 옛날에 태어났으면 안방 마님에 일잘하고 힘쎈 마당쇠로 사랑을

많이 받았을텐데~~요즘은 허리가 부실해서

 

 

 

 

 

 

 

잠시 쉬고 또 길을 나선다

한고개를 또 넘어야 노부부의 집이란다

 

 

 

또 다시 길을 오른다

멀긴 멀다!

여기에서 어떻게 살아가실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또 다시 고갯길 모두가 힘들어 한다

 

 

 

 

 

 

 

 

 

 

 

 

두번째 고개의 정상 아이들은 힘든 줄 모르는데 어른들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또 다시 길을 재촉한다

 

 

 

원래는 숲이었던 이길을 주인아저씨가

12년전부터 이곳에 들어 오시며 손수 나무를 베어내고 바위산을까아 길을 내셨단다

 

 

 

 

 

 

 

 

굽이를 돌아가니 입이 쩍 벌어진다

 

 

 

말그대로 깊은 산속 외딴 오지에 있는 아주 오래된 엣집이 나온다

주변은 산을 훤하게 나무가 베어져 있고

 

 

 

 

 

 

 

 

 

 

 

 

아이들은 신기하다고 탄성을 지른다

 

 

 

이곳에 살고 계시는 아주머니다

12년전 아저씨가 이곳에 처음 오셨을 때는 울창한 숲속에 집이 있어 오후 네시만 되면 어두워서

망치질을 못할 정도였단다

그래서 주변의 나무를 베어내고 밭을 일구고 옥수수와 감자를 심으셨단다

 

 

 

 

 

 

 

 

 

자동차 길과 전기가 없기에

난방은 나무로 하시고 불은 엣날 호롱불 같은 것으로 사용하신단다

 

 

 

 

 

 

 

 

 

이름 모를 꽃도 심어 놓으시고

 

 

 

 

 

 

 

 

 

 

 

 

 

 

 

 

 

 

 

 

 

오래전 누군가가 사용하던 담배 케이스

 

 

하나둘 외딴집에 도착하고

주인아주머니께서 국수를 삶아 주신단다

 

 

 

 

 

 

 

 

 

 

 

 

나름대로 멋을내어 시맨트로 만든 아궁이와 굴뚝

더 놀라운 사실은

집 이곳 저곳을 보수하기 위해 40kg 짜리 시멘트를 94포 약 4톤을 지게로 지어 나르셨단다

그렇다면 모래는 얼마나 지어나르셨는지 짐작이 간다

시멘트 1 : 모래 2 라면 모래는 8톤을 지고 오셨다는 결론

그것뿐이겠는가 여러 가지 생필품과 집지을 재료를 얼마나 많이 지고 나르셨을까

존경스럽다

 

 

 

국수를 준비하기 위해 텃밭에 상추도 뜯어다 씻고

 

 

 

 

 

 

모두들 분주하다

 

 

자두는 열심히 국수 삶고 등목중

 

 

 

 

 

 

 

 

 

주인 아저씨다

인상 좋게 생기셨는데

아주머니 왈

너무 약주를 좋아 하신단다

 

 

 

다른 사람들은 국수 준비로 모두 바쁜데 이자저씨는

진원이와 벌레 가지고 장난중이다

 

 

 

역시 젊은 부부가 열심이다 덕분에 국수 잘먹었지만

 

 

 

배짱이는 한결 같이 노는 중

 

 

 

 

 

 

 

 

 

집 뒤를 돌아 가니

김치를 저장해 놓는 저장창고 가 있다

 

 

 

그옛날 밭을 갈던 쟁기도 보이고

 

 

 

아마도 등잔을 켤때 사용하던 받침대인것 같다

 

 

 

큰일이 있을때 마당에 딸고 사용하던 멍석도 그대로이고

 

 

 

 

인두도 있다

 

 

 

 

 

 

국수준비가 끝나 노부부가 살고 계신 방으로 들어간다

오래된 집이라 비가 샐까 장판으로 천정을 돌려 막으셨다

 

 

 

아주머니와 자두부부의 정성으로 마련된 점심 국수상

 

 

 

젊은 자두는 모두가 신기한지 연실 셧터를 눌러 댄다

 

 

 

전기가 없기 때문에 밤이면 불을 밝히는 자체자작한 등잔이란다

 

 

 

두부분만 사시기에 식기와 수저또한 모자라 급조달한 나무젓가락

 

 

아주머니께서 준비해 주신 국수

많은 국수를 먹었지만 이처럼 맛있는 국수는 처음이었다

다시한번 아주머니께 감사를 드린다

 

 

 

 

 

 

 

 

 

 

 

 

 

 

 

 

 

 

 

 

 

 

 

 

 

 

 

 

 

 

 

 

 

 

 

 

 

 

 

 

 

 

 

 

 

 

 

부억에 들어가 보니 얼마전까지 불을 피웠던 화로가 보인다

 

 

 

부엌에도 드잔이 있고

 

 

 

 

 

 

 

 

 

맛있는 국수를 먹고 노부부와의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로 한다

 

 

 

 

 

 

 

 

 

 

 

 

이곳에 사시면서

이렇게 만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것이 처음이란다

떠나는 우리를 끝까지 바라보시면서 손을 흔들던 노 부부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기원한다

 

 

 

 

 

 

어저씨가 돌아 오는 나에게 마지막에 한말씀

그 다리 사진도 찍어가!

 

 

 

다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선다

뭔가 가슴속 한구석에 꽉 차여 있는 느낌이랄까

이 맛에 오지여행을 하는가 보다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마른 목도 추기고 어제 아침가리님이 가면서 사준 수박을 나눠먹고

 

 

 

마을을 내려온다

 

 

 

이렇게 평창의 어느 오지 마을 여행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많은 오지를 가보았지만 차도 안들어가서 30분이나 걸어야 하고

고개를 두개나 넘어야 하는 이런 오지는 처음이다

 

9월에 다시 오라는 노부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꼭 다시한번 찾아 가리라